한밤중 개미 요정
신선미 작가의 한국화 작품집 <신선미의 한복유희>를 보고 흥분하며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리고 바로 그림책 <한밤중 개미요정>을 주문했다.http://blog.yes24.com/document/12078645<신선미의 한복유희> 후기<한밤중 개미요정>은 아름답고 단아한 한복이 등장하는 그림책이다. 전통 한국화처럼 은은한 연미색을 바탕으로 다른 배경없이 깔끔하게 인물을 그려낸다. 작품집 <신선미의 한복유희>에서 먼저 설정을 설명하고이에 어울리는 그림과 그림 제목을 묶어 배치한 것과 달리 <한밤중 개미요정>은 그림책이기 때문에 하나의 명확한 이야기를 전달한다.고열에 시달리는 아이를 밤새 간호하는 엄마. 어느새 깜빡 잠이 들고 만다.“쉿! 깨우지 마.”“우리가 엄마 대신 널 돌봐 줄게.”“누구......?”잠에서 깬 아이 앞에 나타난 작은 인간들. 이 개미 요정은 누구일까?<한밤중 개미 요정>은 어른을 위한 그림책이다. 아이들도 좋아할 수 있으나 부모가 된 어른의 마음을 더 두드린다. 엄마라면, 특히 고열에 시달리는 아이 옆에서 밤을 새우며 뜬눈으로 지새운 경험이 있는 엄마라면 그림만 봐도 공감할 것이다. 한 손에는 (아마도 브라운) 체온계. 요새 엄마라면 스마트폰에 열나요 어플도 있겠다. 깨워서 해열제를 먹여야 할까, 지금이라도 응급실에 데려 갈까, 응급실 가면 아이만 고생인데 조금만 더 버텨서 집 근처 소아과 갈까? 아, 자면 안되는데......아이를 키우다 보면, 아이를 통해 내 어린 시절을 떠올릴 때가 많다. 나는 이랬지, 우리 엄마는 이랬지. 상상으로 가득했던 시절, 굴러가는 돌멩이만 봐도 까르르 웃으며 뛰어놀던 그때. 그리고 내 아이를 사랑하는 만큼 어릴 적 ‘작은 나’도 감싸안고 토닥이고 싶어진다. <한밤 중 개미 요정>은 육아에 지친 부모를 위로하는 동시에 육아의 신비로운 치유 과정도 보여준다.이런저런 설명이 모두 사족으로 느껴질 정도로 그림만 봐도 차분해지고 마음이 편해지는 그림책이다. 전통과 현대의 만남, 기발한 상상을 우아하게 표현한다. 부모가 된 어른과 예쁜 그림이나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어른에게 더 추천하지만, 한복 그림이 곱고 귀여운 고양이와 작은 사람들이 나와서 호기심을 일으키니 아이들이 마음에 들어할 수도 있다. 아이를 꼭 안고 아팠던 날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며 그림 구석구석을 즐기며 따뜻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
순수한 어린 시절의 상상 친구, 개미 요정! 그림책 한밤중 개미 요정 을 펼치면 한겨울 밤, 아이 앞에 아주 작고, 조용히 움직이는 개미 요정들이 나타난다. 개미 요정들은 엄마가 잠든 사이에 감기에 걸린 아이를 돌봐 준다. 자기 몸집만 한 호리병에서 약을 따라 아이에게 먹이고, 커다란 대야에 옷을 벗고 들어가서 물수건을 헹군다. 그간 한복을 입은 여인과 휴대 전화와 같은 현대적인 소품들을 하나의 화폭 안에 함께 놓아 전통과 현대의 자연스러운 결합을 보여 줬던 신선미 작가는 이번 그림책에서도 한복을 입은 엄마와 아이, 개미 요정 곁에 체온계, 호리병, 캐릭터 베개 등을 배치하여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또한 배경 묘사를 과감히 생략하여 은은한 황토빛 장지에 그려진 등장인물을 주목하게 한다. 작가는 엄마와 아들, 고양이, 개미 요정들의 표정과 움직임을 섬세하게 묘사하여 일상 속에 숨겨진 아스라한 아름다움을 펼쳐 놓는다. 정갈한 색감으로 따스하게 표현된 장면은 보는 이의 마음을 다정히 어루만지며, 아이와 개미 요정이 나누는 비밀스러운 대화는 독자를 은밀한 친구로 참여하게 한다. 그리하여 한밤중 개미 요정 은 어린이 독자에게는 친구 같은 요정을 만나는 기쁨을 선물하고, 어른 독자에게는 순수한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상상 친구를 떠올려 볼 기회를 마련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