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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감는 새 4

ihbg 2024. 1. 24. 12:17


4권까지 다 읽었다. 매말랐던 우물에서 물이 흘러넘치고, 아직 아내인 구미코 는 나에게 완전히 돌아온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여지가 있고, 또한 현실과 비현실을 오갔던 이야기들도 마무리 된다. 나는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하지만 시간이 상당히 흐른 뒤에야 잠들 수 있었다. 모든 곳으로부터, 모든 사람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나는 조용히 짧은 잠에 빠졌다. (p.303)이렇게 마무리 되는 <태엽감는 새>. 하루키의 다른 소설들과 비슷하다. 이야기에 대해 특별한 소회 같은 것도 없고,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도 알려주지 않는, 매우 불친절한, 그런 것들이 특히 그렇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하루키 소설이기 때문에, 남은 것들은 독자들의 몫일 뿐.3권(http://blog.yes24.com/document/11979809)에서 잠깐 이야기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1Q84>(http://blog.yes24.com/document/11698295)가 떠올랐다. 단지, 한명의 등장인물인 우시카와 때문만은 아니다. 물론, 우시카와 의 등장으로 뭐랄까,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고 해야할까?<태엽감는 새>와 <1Q84> 사이의 관계에 대해 논리적으로 이것은 이것, 저것은 저것과 매칭된다라고 콕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태엽감는 새>를 좀 더 확장하면 <1Q84>와 만날 것이라는 생각은 지울 수가 없다. 우물 안에서 보는 달과 하늘 위에 떠 있는 2개의 달, 어떤 힘인지 모를 힘을 지닌 사람, 현실과 비현실의 세계, 꿈 속에서의 관계, 일종의 후원자, 그리고 만나야할 주인공 등 이 책 속의 여러 이야기들이 <1Q84>에서도 등장한다. 그래서 이 두 책을 읽으면 다르지만 서로 닯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이렇게 해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 소설은 다 읽은 것 같다. 숙제를 하나 끝낸 느낌이랄까. 아직 읽어야할 하루키의 단편, 에세이가 많지만 당분간은 하루키 책은 쉴 것 같다. 그리고 이 휴식기 다음에 읽을 하루키 책은 너무 예전에 읽은 책들, 예를 들어, <해변의 카프카>나 <어둠의 저편>, 아마도 올해가 가기 전에 다시 한번 읽을 듯하다.마지막으로 <태엽감는 새>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라고, 이제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근처 나무숲에서 마치 태엽이라도 감는 듯한 끼이이익 하는 규칙적인 새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우리는 그 새를 ‘태엽 감는 새’라고 불렀다. 원래 이름은 모른다.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과는 관계없이 태엽 감는 새는 매일 그 근처 나무숲에 찾아와서 우리가 속해 있는 조용한 세계의 태엽을 감았다.

그러나 태엽 감는 새가 세계의 태엽 감기를 멈추었을 때, 평화로운 교외 주택지는 조용히 끝 모를 어둠의 심연 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한다. 역 앞의 세탁소에서부터 의식의 우물 밑바닥까지, 태엽의 행방을 찾는 탐색의 연대기가 시작된다.

해체되어 가는 현대 사회에서 인간 존재의 가치와 사랑, 그리고 성(성)의 궁극적 의미를 탐험하고 있다. 현재의 삶에서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낭만적인 그리움을 드러내면서 현대인의 공허한 내면을 필치로 절묘하게 그려 낸 하루키의 작품이다.


1. 너트메그의 이야기
2. 목매어 죽은 집의 수수께기 2
3. 전세계의 여러 가지 해파리, 변형된 것
4. 양을 헤아리는 고리의 중심에 있는 것
5. 신호가 빨간색으로 바뀌자 뻗어 오는 긴 손
6. 부서지는 것, 익은 과일
7. 세모진 귀, 썰매의 방울 소리
8. 태엽 감는 새 연대기 #8(혹은 요령 없는 두 번째 학살)
9. 시나몬의 미싱 링크
10. 집 따위는 신용할 수 없는 것이다(가사하라 메이의 시점 6)
11. 빈집의 탄생, 말을 바꿔 타다
12. 가노 마루타의 꼬리, 가죽 벗기는 보리스
13. 사라진 야구 방망이, 돌아온
14. 다른 사람들이 상상하게 만드는 일(가죽 벗기는 보리스의 뒷이야기)
15. 위험한 곳, 텔레비전 앞의 사람들, 공허한 사나이
16. 반딧불, 마법을 푸는 법, 아침에 자명종이 울리는 세계
17. 그저 현실의 칼, 미리 예언된 일
18. 집오리 사람들 이야기, 그림자와 눈물(가사하라 메이의 시점 7)
19. 서로 다른 두 가지 뉴스, 어딘가로 사라져 버린 것
20. 태엽 감는 새 연대기 #17(구미코의 편지)
21.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