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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이 가깝다. 아마 한반도가 걸어온 모든 순간 중에서 가장 뜨겁고 가장 치열한, 기적보다 극적인 순간이 광복의 그 날일 것이다. (가장 절박하고 핍절한 순간이라는 표현은 한국전쟁을 위해서 남겨두어야 겠다.) 교과서에 실린 한국사를 막연하고 모호하게, 연도와 사건명으로 대표되는 정보로만 받아들일 때는 몰랐다. 일제강점기라고 불리는 시기의 모든 것이 혼란하고 암울했다. 한반도 안은 물론이고 한반도 밖의 어떤 곳도 안전하지 않았다. 자금도, 무기도 빈약했던 의병들이 던질 수 있는 유일한 카드는 자신들의 목숨 뿐이었고 그나마도 날이 갈수록 그 수가 줄어갔다. 나라를 팔거나 자신을 팔지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었고 그 무엇도 팔지 않은 채 견디는 사람들의 삶은 참혹했다. 아마 그런 시절에 내가 태어나 살았다면 나는 감히 광복 을 꿈꿀 수 있었을까? 광복을 위해 내 개인의 안위를 기꺼이 내던질 수 있었을까?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말이 있는데 정말 맞는 말이다. 살기 힘든 세상은 위대한 인물들을 빚고 살기 편한 세상은 부패한 인물들을 빚는다. 위대한 인물을 찾기 어렵고 부패한 인물들이 도처에 넘쳐나는 이 시대에 그럼 우리는 어딜가서 영웅을 찾으면 좋을까? 광복절이 다가오고 있음을 상기하면서 나는 우리에게 필요한 영웅들은 우리의 가까운 역사 속에 살아있음을 함께 떠올린다. 아는 독립운동가의 이름을 들려달라고 물어보면 그 중에 최재형 이라는 인물을 답할 사람은 몇이나 될까? 부끄럽게도 나는 최재형이라는 독립운동가를 올해 처음 알았다. 최재형은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할 당시 그의 거사를 도운 러시아의 거부다. 조선 말기, 신분제도의 부당함을 피해 러시아로 도망한 노비 출신인 최재형은 우연히 무역선에 올라 거래의 수완을 익히게 된다. 러시아로 귀화하고 무역선에서 익힌 감각으로 부를 쌓은 그는 러시아에 거주하는 조선인들이 함께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공생을 도모했다. 함께 잘 살기 위한 그의 행보는 자연스럽게 독립운동으로 이어진다. 의병들에게 자금을 지원할 뿐 아니라 그들을 보호하고 먹이고 입히기까지 한 최재형은 그의 별명 그대로 난로 같은 존재였다. 러시아에서는 최 페치카(난로)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최재형은 그의 나이 환갑에 이를 때까지 전폭적이고 적극적인 독립운동을 멈추지 않았다. 러시아 내 조선인들을 위한 학교를 32개나 설립하고 인재 개발을 위해 학 생들의 유학 자금을 댔으며 러시아 거주 조선인들의 민심을 모아 독립운동 참여를 독려했다. 얼음을 녹이는 훈풍처럼 뜨거웠던 최재형의 삶은 그의 나이 60세에 차가운 들판에서 끝을 맺었다. 안중근 의사의 거사를 도왔다는 이유로 그를 붙잡아간 일본인들의 손에 살해된 후 유족들은 그의 사체도 수습할 수 없었다. 조선인들이 러시아로 도망쳐 삶을 시작한 이래 150년이 지났다. 러시아 고려인들의 고단한 삶이 벌써 그렇게나 오래된 역사가 되었다는 거다. 연해주에서의 낯선 시작, 강제로 이주된 중앙아시아에서의 혹독한 삶, 조국에게조차 외면당한 슬픈 이주민 2세대, 3세대를 지나 고려인 4세대에 이르렀다. 엄연히 이들의 역사는 혼란했던 조선 말기로부터 파생된 한반도의 역사이자 우리나라의 기록이다. 무엇보다도 한반도 내에서의 독립운동이 한계에 이르렀을 때에 한반도 밖에서의 독립운동이 지속될 수 있도록 맥을 이어간 인물들의 중심에 고려인들이 있다. 늦었지만 독립운동가 최재형을 우리가 제대로 알아야 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독립운동가 최재형]은 문영숙 소설가가 쓴 작품이다. 문영숙 작가 역시 러시아를 방문하여 돌아보던 중 최재형 독립운동가의 자취를 발견하고는 어떻게 이런 인물이 알려지지 않을 수가 있는지 놀라워하며 이 작품을 집필했다고 한다. 좋은 작가의 훌륭한 작품 덕에 최재형 독립운동가의 궤적을 잘 알 수 있어서 감사하다. 살면서 굳이 영웅이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감당할만하다면, 가장 가치 있는 선택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은 언제나 필요하다. 길게는 100년, 짧게는 70~80년 전을 살다간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역사로 물려받은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런 우리이기에 알아야 한다. 무엇이 가장 가치 있는 선택인가? 영웅으로 살았던 인물들이 내린 선택을 통해 오늘날 나의 선택의 방향을 배운다.
낯선 땅에서 역경을 딛고 새로운 삶을 개척한 최재형.
올해는 연해주 한인이주 150주년이 되는 해이며 1920년 신한촌 학살 때 최재형이 일본군의 총탄에 숨진지 94주년이 됩니다. 이 책은 고려인의 러시아 이주가 시작된 1860년대부터 최재형이 순국한 1920년까지 1세대 고려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초기 러시아로 이주한 한인들의 삶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다.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최재형의 주요 행적과 역사적 사건을 모아 부록으로 연표를 마련했으며, 사진도 함께 실려 있어 소설 속 사건들이 실제 역사의 한 순간들이었음을 생생하게 파악하고 정리할 수 있는 학습효과를 더했습니다.
작가의 말
1. 포시에트 항구
2. 흙비가 내리다
3. 끝없이 너른 벌판
4. 가출
5. 기나긴 항해
6. 표트르 세메노비츠 최
7. 그리운 아버지
8. 얀치혜의 새 출발
9. 도헌이 되어
10. 니콜라이 2세 대관식에 가다
11. 조선의 부름과 재혼
12. 조선의 독립운동에 뛰어들다
13. 박영효를 만나다
14. 을사늑약
15. 밀지를 받은 사람들
16. 동의회와 의병부대
17. 안중근의 단지동맹
18. 코레아 우라!
19. 권업회 총재로
20. 러시아 한인이주 50주년 기념사업
21. 사라예보의 총소리
22. 파리강화회의
23. 시베리아의 별이 되다
우리 할아버지 최재형을 소개합니다
발간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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