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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고전읽기 시리즈를 살펴보던 중 나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였다. 어렸을 적에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은 있지만 시간이 많이 지나서 그런지 자세한 내용이나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가물가물 하였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읽어 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읽기 시작하였다. 일리아드는 트로이와 그리스의 10년간 전쟁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책의 처음 부분에는 바다의 요정 테티스의 결혼식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이 결혼식에 초대받지 못한 불화의 여신이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 라고 쓰여진 황금사과를 결혼식장에 떨어뜨리고 간다. 이 황금사과를 여신 중 최고의 여신인 헤라와 지혜의 여신 아테네, 그리고 아름다움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서로 자신이 가져야 한다며 싸우기 시작했고 이 분쟁의 중재자로 제우스가 트로이의 왕자인 파리스에게 심판을 맡겼고 파리스가 가장 아름다운 아내를 얻게 해주겠다고 제안한 아프로디테의 손을 들어주면서 불화가 시작되었다. 파리스가 선택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은 그리스의 메넬라오스왕의 왕비인 헬레네였기 때문이다. 헬레네가 파리스와 트로이로 도망가자 메넬라오스왕이 군대를 이끌고 트로이를 공격하면서 전쟁이 시작되었다. 일리아드는 그리스와 트로이의 영웅들, 예를 들어 그리스의 아가멤논과 메넬라오스 아킬레우스 그리고 오디세우스 트로이의 헥토르와 파리스, 이들의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일리아드는 신들에 대한 숭배와 찬양을 목적으로 쓴 글이 아니라 고대 그리스시대 영웅들의 명예와 기사도에 관한 내용으로 명예와 기사도를 찬양하는 것을 중요한 내용으로 담고 있다. 아킬레우스가 무병장수를 버리고 후대에 명예롭게 기억되고자 전쟁에 참가하는 것이나 그리스군 총사령관 아가멤논과 아킬레우스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고 아킬레우스는 이를 자신의 명예를 더럽힌 모욕으로 받아들여 그 이후의 전쟁에는 참여하지 않는 모습들, 한편으로 보면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행동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부분일 수 있다. 호메로스의 다른 작품인 오디세이는 트로이 전쟁 후 오디세우스가 귀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로이 전쟁 후 귀환하는 오디세우스는 어느 섬에서 외눈박이 거인의 눈을 멀게 하는데 이들이 포세이돈의 자식들이었기 때문에 포세이돈의 저주로 약 10년간 바다에서 표류하다가 고향인 이타카 섬으로 돌아간다. 포세이돈의 저주로 바다에서 표류하는 동안 마녀의 계략에 빠져 부하들이 돼지로 변하고, 고향에 돌아가기 위해서 죽은 자들의 세계에도 발을 딛는다. 그 후에도 배가 난파되고 표류하며 여러 차례 조난을 겪지만 천신만고 끝에 고향인 이타카 섬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고향에 돌아와서도 오디세우스는 그리 편안하지 못했다. 그의 성에서 건달 귀족들이 오디세우스의 아내에게 결혼 할 것을 요구하면서 오디세우스의 재산에 욕심을 내고 있었던 것이다. 오디세우스는 아테네 여신의 도움을 받아 귀족들을 몰살시키고 나서야 삶의 안정을 되찾는다.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와 오디세우스를 오랜만에 다시 읽어 보니 예전에 읽었던 기억이 나면서 처음 읽을 때는 알아차리지 못했던 부분도 눈에 더 잘 들어왔다.
플라톤의 국가 , 마르크스의 자본론 ,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처럼 역사 속에서 검증되어 권장도서 목록의 항상 단골로 오르는 고전에서부터 소로의 월든 이나 페르낭 브로델의 물질문명, 경제, 자본주의, 피어시그의 선(禪)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처럼 다소 낯설어 보이는 책들, 그리고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 , 레비스트로스의 야생의 사고 , 엘리아데의 성과 속 푸코의 감시와 처벌 등 현대의 고전까지 서양의 고전을 읽는다.

서양의 고전을 읽는다 는 세월과 비판을 견디며 살아남아 우리에게 정의와 자유, 평등과 행복 등의 삶과 문명의 화두를 던지는 많은 서양의 고전들 중에서 21세기 한국의 문화 상황에서 다시 읽으면 좋은 책을 기준으로 하여, 안광복(중동고 철학교사), 우찬제(서강대 교수), 이재민(휴머니스트 편집주간), 이종묵(서울대 교수), 정재서(이화여대 교수), 표정훈(출판 평론가), 한형조(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등 7인의 편찬위원회가 각계 전문가들의 추천을 결산하여 선정한 68종의 고전을 58인의 저자들이 공동 참여하여 1권-인문ㆍ자연, 2권-정치ㆍ사회, 3권-문학上, 4권-문학下 등 4권에 나누어 담은 책이다.

3권‘문학上’은, 운명과 성찰(호메로스, 소포클레스, 괴테, 톨스토이, 헤밍웨이), 영혼과 성장(토마스 만, 릴케, 헤세, 생텍쥐페리), 절망과 구원 가능성(단테, 푸쉬킨, 엘리엇, 스타인벡), 사랑과 죄(하이네, 도스토예프스키, 오 헨리, 파스테르나크) 등 네 가지의 주제로 나누어 17종의 고전을 14인의 저자가 집필하였다.


1. 운명과 성찰
서양 최초의 문학작품- 호메로스의 와 / 강대진
신화의 영웅에서 우리네 운명의 벗으로- 소포클레스의 / 김주언
세상 속 갈등과 구원- 괴테의 / 김주연
새로운 복합 산문 장르의 탄생- 톨스토이의 / 이병훈
헤밍웨이의 소설에 나타나는 실존의 형식- 헤밍웨이의 소설들 / 신정현

2. 영혼과 성장
독일 시민 계급의 몰락과 그 정신화 과정- 토마스 만의 / 안삼환
인간의 상상력이 도달한 드높은 경지- 릴케의 / 김용민
자기 자신에 이르는 길- 헤세의 / 전영애
우주적 동경과 인간적 진실의 신화- 생텍쥐페리의 / 우찬제

3. 절망과 구원 가능성
구원을 향한 영원한 순례- 단테의 / 박상진
러시아의 영혼을 노래하라- 푸쉬킨의 서정시집 / 이병훈
황무지에 장미꽃이 피기까지는- 엘리엇의 / 이명섭
대공황기의 서사시- 스타인벡의 / 우찬제

4. 사랑과 죄
예술과 참여, 그 이중성의 극복- 하이네의 예술론과 작품세계 / 김수용
죄와 벌의 시학- 도스토예프스키의 / 김연경
휴머니즘의 문학- 오 헨리의 / 김욱동
사랑과 혁명의 시- 파스테르나크의 / 김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