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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데리케라는 여자애가 있었습니다. 프리데리케는 머리 색이 아주 특이한 여자애였어요. 머리 전체가 딸기 주스처럼 새빨간데, 그 중 몇 가닥은 토마토 색이고, 앞머리는 당근 색이었어요.그뿐인가요? 얼굴은 주근깨투성이에다. 몸은 엄청 뚱뚱했어요. 프리데리케는 아주 오래된 집 맨 꼭대기, 그러니까 지붕 바로 아래층에서 살았어요. 현관문까지 가려면 계단 백 개를 올라가야 하는 집이었지요. 그 집에서 이모랑 고양이랑 함께 살았어요. 고양이 이름은 "수코양이"였어요. 크고 뚱뚱하고 늙은 고양이였지요. 수코양이 역시 털이 빨갰습니다. 수코양이는 안락의자에 엎드려 하루 종일 잠만 잤습니다. 늙은 고양이들은 자는 게 일이지요. 지붕 위에 오르는 일도 없고, 쥐를 잡는 일도, 어린 여자애들이랑 노는 일도없어요. 가르랑거리지도 않아요. 그저 가끔 재채기나 할 따름이지요. 이모 이름은 "안나이모"예요. 안나이모는 수코양이보다 훨씬 나이가 많았어요. 젊었을 때는 프리데리케처럼 빨간머리에 주근깨쟁이였지요. 하지만 머리칼은 하얗게 센지 오래이고, 주근깨는 엷어졌어요. 뚱뚱한건 여전했지만요. 사실 그냥 뚱뚱한 정도가 아니라 엄청 뚱뚱했어요.
프리데리케는 소위 왕따 를 당하는 아이예요. 머리가 불처럼 붉고 못 생겼다는 이유때문에 말이예요. 친구들이 놀리고 못된 장난을 치지만 이를 무관심으로 해결하려는 학교선생님들은 전혀 도움이 안되고 우체부 아저씨도 나름대로 도움을 주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하지요. 그러다가 어느 날 떨어져 사는 부모님으로부터 편지가 도착해요. 여기는 놀림을 당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부모님의 말을 듣고 자신에게 주어진, 그러나 미처 모르고 있었던 능력을 발휘하여 그 곳으로 떠나지요.

어쩌면 프리데리케가 이렇게 떠나버린 것이 그저 도망간 것처럼만 보일 수는 있지만 왕따라는 문제가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어떻게 해결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