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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로 읽는 미술사
왜 책 제목이 <광고로 읽는 미술사>일까 “광고를 연구 대상으로 취급하지 않는 미술사는 죽은 미술사이다. 광고는 언제나 한 시대의 징후이며 기호이다.” 도발적인 띠지가 인상적인 이 책은 광고가 활용한 원화들을 시대별로 나누어서 다루었다. 아마도 이런 점이 출판사가 <광고로 읽는 미술사>라는 제목을 선택한 계기가 아닐까 고정관념을 깨라 저자는 이 책의 ‘preface’에서 그가 문화사 강의 도중 신고전파를 대표하는 프랑스 화가 장 오귀스트모미니크 앵그르(Jean Auguste Dominique Ingres, 1780~1867)의 “샘(La Source)”을 보여줬는데, 종강 후 강의 평가 때 몇몇 학생이 강의 시간에 누드를 보여 주었다고 항의한 경험이 이 책을 쓰게 된 직접적인 계기라고 했다. 보다 정확하게는 누드에 대한 혐오가 아니라 미술 일반에 가진 구태의연한 관념으로 인한 충격이 그 원인이라고 했다. “대부분의 사람은 미술이 여전히 액자 속의 회화나 받침대 위에 올라간 조각이었으며, 집에다 거는 장식 이상이 아니었다. 영화나 광고의 이미지는 미술이 아니며, 나아가 영화는 영화일 뿐이고 광고 역시 광고일 뿐이라는 확고한 생각을 가졌다.” [pp. 7~8] 광고는 ‘(주로) 다수의 소비 대중에게 상품 또는 서비스 등의 존재를 알려 판매를 촉진하는 일종의 설득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미술과 광고에 대한 이런 생각을 잘못된 고정 관념이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분명히 저자가 이 책에서 여러 사례를 들어 설명했듯이 광고는 미술 아니 미술의 이미지를 차용한다. 물론 여기에도 유홍준 교수의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적용된다. 원작을 모를 경우 저자가 아무리 특정 광고가 예술가의 어떤 작품에서 이미지를 차용했고, 반대로 광고의 이미지가 원작을 감상하는 데 있어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얘기해도 실감나지 않기 때문이다. 미안하지만 미술사가 아니다. 저자는 광고가 활용한 작품들을 고대와 중세, 르네상스, 바로코와 로코코 그리고 19세기, 20세기와 현재로 나누어서 살펴보고 있다. 아마도 출판사에서는 이렇게 시기별로 구분해서 이야기하기 때문에 ‘미술사’라는 제목을 선택한 것 같은데, 그것만으로 ‘미술사’라고 이름붙이기에는 2% 부족한 느낌이다. 앤디 워홀(Andy Warhol, 1928~1987)이나 로이 릭턴스타인(Roy Lichtenstein, 1923~1997) 같은 팝 아트 예술가들의 작품만 미술이라고 주장한다면 모르지만. 어쨌든 광고가 활용한 원화를 시대별로 나누어 미술작품과 광고의 접점을 찾고, 그 속에 찾은 숨은 의미를 이야기한 것이 이 책이 가지는 특징이자 장점이 아닐까 광고의 위상 지금의 세상은 온통 광고로 가득 차있다. 하루에 3천 번에서 3천 5백번 정도 광고를 본다고 하니 ‘현대인은 광고에 매몰된 채 살아간다’는 말을 듣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 광고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하지만 “우리가 보는 것은 단순한 광고가 아니라 이미지이다. 광고를 지배하는 시각적 메시지의 생산, 유통, 소비를 지배하는 심리적, 사회적, 문화적 논리 전체가 이미지이다. 그리고 이미지는 광고 속에 숨어 있다. 21세기, 문화와 이미지 시대에는 회화도 이미지 중의 하나에 지나지 않으며 따라서 광고도 당당히 이미지의 반열에 올려놓아야 한다. 광고가 미술이라고 주장하는 게 아니다. 이미지로서 미술과 동등하게 보자는 말이다.” [p. 9] 이 책 한 권을 읽었다고 해서 미술사에 대한 지식이 확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광고와 미술의 상호 영향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고, 이 책에 언급된 작품에 대한 갈증이 생겼을 뿐이다.
광고로 읽고 보는 쉬운 미술 이야기
이 책 광고로 읽는 미술사 는 정통 미술사와 달리 현대 광고를 내세워 그 속에 함축된 미술과 역사를 풀어낸 책이다. 글을 쓴 미술 평론가 정장진은 고대 이집트 문명부터 시작해 오늘날의 제프 쿤스로 마무리되는 각 장마다 간략하고 핵심적으로 미술사를 다뤘다. 또한 이 책은 광범위한 회화사를 종합적으로 편집한 미술사 입문서로도 손색없다. 이제 막 미술사를 읽어 볼까 싶은 독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교양 도서가 될 것이다. 저자는 재미난 광고 한 편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예를 들면, 고흐가 그린 폴 가셰 박사의 초상화에 휴대폰을 합성한 광고를 보여 준 후, 고흐의 그림이 왜 이 시대 인기 모델이 되었는지를 알려 주면서 고흐의 광기 어린 작품 세계로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또, 시대를 불문하고 언제나 사랑받는 모나리자가 현대 광고에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일렬로 나열해 한눈에도 모나리자의 위상을 알 수 있다. 다이어트 모델, 혹은 스타킹 모델, 불경기를 드러내는 심기 불편한 표지 모델로서의 모나리자 등등. 그뿐만 아니다. 스티브 잡스의 [애플]이 에덴동산의 [애플]로 연결될 때에는 광고와 미술의 재치 넘치는 연계에 무릎을 탁 치게 된다. 하지만 정장진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미술사를 다시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곰브리치나 잰슨이 쓴 지나치게 고리타분한 미술사가 아닌 전혀 다른 미술사에 대해 각성해야 한다고.
사실 지금처럼 역사상 광고로 가득 찬 적은 없다. 상업적 광고가 대부분이지만 공익 광고, 정치 광고도 결코 적지 않다. 저자는 현대인이 [광고에 매몰된 채 살아간다]는 말을 [이미지에 매몰된 채 살아간다]라고 정정한다. 그렇다, 우리가 보는 것은 단순한 광고가 아니라 이미지이다. 광고를 지배하는 시각적 메시지의 생산, 유통, 소비를 지배하는 심리적, 사회적, 문화적 논리 전체가 이미지이다. 그리고 이미지는 바로 광고 속에 숨어 있다. 이를 최초로 지적한 사람이 바로 1960년대 초에 광고 이미지를 기호학에서 분석한 프랑스의 문학 연구가 롤랑 바르트이다. 이후 광고는 순수 예술과 동등한 차원에서 이미지의 일부로 편입되어 거의 동일한 분석, 연구 방법론의 적용 대상이 되었다. 롤랑 바르트는 유명한 제면 업체인 판자니가 스파게티를 광고하기 위해 제작한 이미지를 분석하면서, 신선도를 부각시키는 세세한 이미지를 다룬 다음, 이 아무것도 아닌 광고 이미지를 서구 회화의 중요한 장르 중 하나인 정물화까지 거슬러 올라가 그 문화적 근원을 언급하였다. 광고는 걸작 예술품을 활용해 때로는 은밀하게 그 수사학을 가져오기도 하고, 때로는 다른 명작의 이미지와 함께 어울려 아예 예술 작품으로도 태어난다. 책이나 잡지의 표지에 쓰이거나, 상업적 용도를 벗어나 대선 후보의 정치 포스터에도 등장하며, 어떤 때는 창고에 쌓아 놓았던 물건에 날개를 달아 준다. 그러므로 저자는 이제 [이미지]로 키워드를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21세기, 문화와 이미지 시대에는 회화도 이미지 중의 하나에 지나지 않으며 따라서 광고도 당당히 이미지의 반열에 올려놓아야 한다.
머리말
제1부 미술사의 영원한 묘사 대상_고대와 중세
서구인들은 왜 이렇게 고대 이집트에 열광할까?
우리는 이집트에 대해 얼마나 알까?
우리는 모두 그리스인의 제자
복잡한 세상, 춤이나 추자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비너스
영감의 원천, 판테온
금융가의 큰 손, 손가락도 거대하다
노트르담 대성당, 술 광고에나 등장하는 처량한 신세
제2부 가장 많이 광고에 등장하다_르네상스
이제는 그만할 때도 된 「모나리자」 이야기
「모나리자」 다음으로 광고에 많이 사용되는 인체 비례도
왜 이토록 유명한가, 「최후의 만찬」은
피렌체는 길거리 곳곳에 다비드가 있다
죽기 살기로 그린 「천지창조」
분유 먹고 자란 천사들, 커피 전문점으로
애플, 조심해서 먹어야 할 열매
서 있는 누드와 누워 있는 누드
순교자 세바스티아누스를 그린 그림들
짐승의 탈을 벗고 인간이 되자!
서평 난에 단골로 등장하는 [학당]
르네상스 최초의 누드, 보티첼리의 비너스
제3부 화려하고 우아하다_바로크와 로코코
이루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정의의 여신
영국에서 세계화가 시작되다
카라바조, 미술사의 흐름을 바꿔 놓다
마지막 매너리즘의 대표자, 아르침볼도
일상을 시로 승화시킨 페르메이르의 하녀들
메시, 메시아가 되다
퐁파두르 부인, 로코코를 이끈 여인
신고전주의를 낳은 그림 한 장
제4부 스캔들의 시대_19세기
세계화 교과서와 광고의 단골 역사화
엽기적인 그녀, 잔 다르크가 되다
술과 향수 광고, 앵그르에게서 영감을 받다
민중을 이끌던 자유의 여신, 맨해튼에 가다
회화사 최대의 스캔들, 「풀밭 위의 점심 식사」
빛과 순간의 회화, 모네의 「수련」
뱀 부리는 여인은 친환경 광고의 단골손님
반 고흐, 광고 시대의 스타
19세기 후반 서구 화단에 분 일본 바람
쇠라의 초인적인 열정
제5부 기존 질서에 대한 반항_20세기와 현대
100년 전에 시작된 에코 디자인, 아르 누보
앙리 마티스, 광고가 좋아하는 현대 작가
신지학과 형이상학에서 나온 몬드리안의 선과 색
아파트 광고에 등장한 피레네 산맥
달리, 무궁무진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화가
광고, 마침내 미술이 되다
백남준의 「TV 첼로」, 뭐가 들리고 뭐가 보이나?
거리를 누비는 좀비들, 라이프캐스팅 조각
거미야 놀자
GOD is LOVE, LOVE is GOD
광고도 예술이다, 레노의 엄청난 화분
제프 쿤스의 풍선 개는 세균 덩어리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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